홍재전서 23

그림 부채에 제(題)하다

" 강물은 바람 없이 거울처럼 맑은데...... 한 빛깔 먼 하늘에 저녁놀이 나오누나"—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그림이 그려진 부채를 보고 그에 어울리는 시를 짓다.옛날에는 그림, 병풍, 부채 등에 감상하면서 그 위에 시를 한 수 적는 걸 “題하다”라고 했다. 단순히 제목을 붙이는 게 아니라 그림에 감흥을 받아 시를 짓는 행위를 말한다.거울처럼 맑은 강물에 가을빛이 옅은 갈대꽃 언덕, 해가 지는 하늘이 그려진 이산의 부채! 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홍재전서 2025.10.28

하주(荷珠)

" ... 가령 만 곡의 진주로 바꿀 수만 있다면다만 응당 깊은 못에 들어가 취하리라"—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하주는 연꽃 위의 구슬, 연꽃잎 위 떨어진 물방울을 말한다.비 내리고 연꽃잎 위 떨어진 물방울들을 셀 수 없이 많은 진주로 바꿀 수 있다면 깊다 할지라도 나도 이산처럼 연못에 들어가 취할 것이다. 자연은 인간의 표현력으로는 미치지 못할 만큼 너무나 아름답다. 대표이미지 : AI 생성 이미지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홍재전서 2025.10.27

가을밤에 써서 직숙 도위(直宿都尉)에게 보이면서 차운하기를 요구하다

"... 책상 위의 시경을 밤에 읽노라니숲 사이서 귀뚜라미가 때때로 우는구나"—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직숙은 궁궐에서 당직을 서는 상태이고 도위는 원래 무관직(군사 업무에 종사하는 관료의 직책) 중 하나를 뜻하지만 조선 후기에는 옹주나 군주의 사위에게 명예직으로 주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일반 무관일 수도 있으나 왕의 시를 받는다는 점에서 가까운 측근일 가능성이 높다.차운은 다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자(시의 특정 글자에 맞춰야 하는 운율)를 그대로 사용하여 새로운 시를 짓는 것을 말한다. 일종의 문학적인 놀이나 대화 방식인 것이다. 숙직 중인 도위와 시를 주고받으며 가을밤을 보내는 이산.밤의 놀이가 너무 고급지지 않으가... 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홍재전서 2025.10.24

닭 울음소리를 듣다

" 내정의 서편에서 닭 우는 소리 들리더니...... 자신합 밖엔 신하들 조회하러 가득 모였네"—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궁궐 안 뜰에서 닭 울음소리를 듣다.하늘은 맑고 깨끗하여 수많은 별들이 하나하나 보인다. 날이 밝아오는 새벽, 침소의 문을 열고 자주빛 대궐문 밖에 모여있는 신하들을 바라본다.모두가 부지런하다. 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홍재전서 2025.10.23

밤에 영취원(映翠園)에 오르다

"... 높은 누각 위에서 술 마시고 배회하면서하늘 끝에 쓸쓸히 나는 기러기를 보내노라"—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영취원은 정조가 주로 활동했던 궁궐인 창덕궁 후원의 특정 장소(정자나 건물)를 가리키는 이름이지만, 현재 남아있는 건물 이름 중에는 '영취원'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映翠園'이라는 이름이 '푸른빛이 비치는 동산' 정도의 의미를 가지며, 정조가 아끼던 창덕궁 후원의 여러 정자나 연못 주변의 건물 중 하나였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창덕궁 후원은 정조가 규장각을 설치하고 학문과 정치를 논하던 중심 공간이었다. 일부 문헌에서는 창덕궁 후원의 규장각(奎章閣) 또는 그 주변의 부속 건물이나 정자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별과 달을 보며 쓸쓸..

홍재전서 2025.10.22

강서현(江西縣)에 근친(覲親) 가는 흥은(興恩)을 보내다

" 여행길에 가을 햇살은 아득하기만 한데...... 오늘 그대 보내매 서운한 마음 그지없어라 "—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흥은은 정조의 친여동생의 남편, 정조의 매제이다. 강서현은 조선시대 평안도에 있던 지역을 말한다.강서현(江西縣)으로 부모님을 뵈러 가는 흥은(興恩)을 전송하며 쓴 시.자기 사람을 향한 이산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홍재전서 2025.10.04

어가를 모시고 헌릉(獻陵)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다

"... 주구의 일월 속엔 상서로운 기운이 떠 있고..... 이때에 갱장의 그리움은 갑절이나 간절한데..."—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헌릉은 조선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의 능이다. 태종은 조선 왕조의 기틀을 잡고 강력한 왕권을 확립한 군주이다.세자가 왕을 모시고 선왕의 묘에 가는 일은 왕실 예법과 왕위 계승 교육상 당연하고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 왕릉은 대개 수도인 한양 주변에 위치했지만 궁궐에서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왕과 세자가 함께 궁궐을 벗어나 장거리 행차를 하는 것은 신하와 백성에게 왕실의 권위를 보여주는 주요 정치적 행사이기도 했다. 사도세자 사망 후 정조는 영조의 유일한 후계자가 되었기 때문에 영조는 정조에게 왕으로서 갖춰야 할 예법과 정통성을 교육하는 데 극도..

홍재전서 2025.10.02

강 머리에서 갠 하늘을 바라보다

"... 떨어진 꽃 향기로운 풀 아름다운 봄철이로세... 운물의 아득한 봄 경치가 두어 시에 들어오네"—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나도 글 속에 스며들게 하고 싶다.나에게 어렵게 생각되어지는 것들이 그에게는 자연스럽고 쉽게 느껴진다.무언가 더 많이 풍부해야 하는 것인가? 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홍재전서 2025.10.01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