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전서

어가를 모시고 헌릉(獻陵)에 가서 하룻밤을 지내다

디아코 2025. 10. 2. 19:19

"... 주구의 일월 속엔 상서로운 기운이 떠 있고..

... 이때에 갱장의 그리움은 갑절이나 간절한데..."

— 정조, 홍재전서 (출처: 한국고전번역원)

 

헌릉은 조선 태종과 원경왕후 민씨의 능이다. 태종은 조선 왕조의 기틀을 잡고 강력한 왕권을 확립한 군주이다.

세자가 왕을 모시고 선왕의 묘에 가는 일은 왕실 예법과 왕위 계승 교육상 당연하고 필수적인 과정이었다고 한다. 또한 조선 왕릉은 대개 수도인 한양 주변에 위치했지만 궁궐에서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왕과 세자가 함께 궁궐을 벗어나 장거리 행차를 하는 것은 신하와 백성에게 왕실의 권위를 보여주는 주요 정치적 행사이기도 했다. 사도세자 사망 후 정조는 영조의 유일한 후계자가 되었기 때문에 영조는 정조에게 왕으로서 갖춰야 할 예법과 정통성을 교육하는 데 극도의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그래서 정조가 세손으로서 태종의 능에 참배하는 것은 그가 태종과 같은 강력한 왕권을 계승할 정통성 있는 후계자임을 안팎으로 공표하는 것이다.  사도세자가 사망한 1762년부터 영조가 사망한 1776년까지 약 14년, 세손으로 있던 이 기간 동안 영조가 능에 행차할 때마다 정조는 동행했을 것이다.

이 모든 행차가 훗날 왕위에 올라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 융릉을 성대하게 치르는 데 중요한 경험이 되었다. 

 

선왕을 간절히 그리워하고 사모하는 마음...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에게는 얼마나 더했을까...

 

원문 전문 보기: 한국고전번역원 홍재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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