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시는 나의 하나님,
하나님, 오늘 몇주만에 대중교통을 탔습니다. 항상 그렇듯 걱정속에서 기도하며 밖을 향했고 정류장에서 순간 허리에 오는 통증으로 잠시 위축되었다가 버스에 몸을 싣고 또다시 기도했습니다. 도착지점까지 이 허리가 버텨주기를, 함께 동행해 주시기를...
목발을 집고 천천히 내리는 승객을 보며 답답함을 뚫고 밖으로 나오게 한 알 수 없는 그녀의 상황과 안타까운 마음이 몰려왔습니다. 이제 제 차례...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내리려는데 발이 땅에 닿기도 전, 자동문 닫는 소리가 크게 울립니다. 기사님의 마음은 알지만 겉모습과 다른 지금의 저의 상태는 거북이와 같은 순발력이기에 이해가 필요합니다.
전날 밤 미리 준비해 간 파일에서 빠진 서류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당황하다 무사히 잘 넘기고 계약서를 쓰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이 일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픈 와중에도 몸은 돌보지 않아 허리는 더 망가지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 일때문에 잠시 멈추고 정신을 차렸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고 회복을 기다리면서 내가 서류를 내러 갈 수 있을까 염려했지만 정말 갈 수 있었고 무사히 큰 통증 없이, 지침 없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연했던 일들이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그렇게 지금 저는 2주 뒤에 있을 일도 걱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이미 주님께서는 오늘처럼 앞서가셔서 준비해 주셨으리라 믿기에...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한 날, 주님과 함께 동행한 하루가 기쁩니다. 주님을 향한 믿음과 내일에 대한 소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를 향한 사랑도...